'감성 2g/책과 사색하기'에 해당되는 글 62건
- 2012 독서list | 2012/01/01
- 책, 보이지 않는 -폴 오스터 | 2011/12/20
- 책, 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 2011/12/15
- 책, 연애시대 -노자와 히사시 | 2011/12/15
- 책, 레벌루션 No.0 -가네시로 가즈키 (1) | 2011/10/22
- 책, 닥치고 정치 -김어준 | 2011/10/21
- 책, 소란한 보통날 -에쿠니 가오리 (1) | 2011/04/18
- 책, 11분 -파울로 코엘료 | 2011/01/08
- 2011 독서 list | 2011/01/07
- 책, 일곱번째 파도 -다니엘 글라타우어 | 2010/11/19
2012 독서list :: 2012/01/01 20:37
다시 시작된 리스트 업~
2011년은 정말 너무 심했다 -,.ㅡ
적어도 한달에 한권은 보도록 해야짓.
1. 달려라 정봉주 -정봉주
2. 왕을 찾아서 -성석제
3. 해를 품은 달1,2 -정은궐
4.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1,2 -스티그 라르손
책, 보이지 않는 -폴 오스터 :: 2011/12/20 20:50

이 작가는 분명 이야기꾼이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간간히 작가의 책을 사두었고, 오랜만에 읽게되었네-
1967년, 주인공 애덤 워커가 어느 파티장에서 루돌프 보른을 만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보른과 얽히면서 사건이 일어나고, 그로 인해 워커의 인생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다.
40여년이 흐른뒤, 워커는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그 1967년에 대해 회고록을 남긴다.
그리고 이 기록의 일부에 대해 부정하는 워커의 누나 그윈.
어떤것이 진실인지, 알수가 없다.
보이는 것은 모두 진실인가, 보이지 않는 것은 모두 거짓인가.
보이지 않는다고 그것이 모두 거짓일리 없다.
나의 기억과 당신의 기억이 다를때, 우리는 어떤 것을 진실이라고 해야할까.
이 소설에서 오스터가 주장하는 바에 의하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현실속에 어떤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에 그게 존재하는 것이 아닌,
그 사건이 벌어졌다고 '생각하기'때문에 (기억이든 환상이든 우연이든) 그 사건이 존재한다.
이렇게 볼 때 나라는 존재가 먼저 있는 게 아니고
내가 생각해내는 이야기가 먼저 있고 그 이야기 속의 나는 얼마든지 '그'로 대체 가능하다.
다시 말해 어떤 사람이 갖고있는 -꾸며낸 것이든 혹은 꾸며내지 않은 것이든- 일관된 이야기가 그 사람의 자아라는 것이다.
쉽게 풀어, 내가 기억하는 내 어릴적 일들은 존재하지만,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일들은 존재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얘기?
그게 아무리 행복한 일이었다해도, 기억하지 못하면 그것은 없었던 일이 되는 것인가?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난 잊지않기위해, 자꾸 기록을 남기려 하는 것일지도-
보이지 않는
폴 오스터. 2011.
책, 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 2011/12/15 19:21

파스텔톤의 풍선이 그려진 표지와 제목은 왠지 유치하고 달달한 로맨스소설일 것만 같은데,
책은 조로증을 앓고있는 열일곱살 소년, 아름이의 이야기다.
지금 아들의 나이와 같은 열일곱에 부모가 된 부모.
나이는 열일곱이지만, 몸은 여든이 된 아들.
아들을 먼저 보내야하는 부모를 위해, 아들은 선물을 준비한다.
슬프다.
슬퍼서 눈물이 난다.
하지만 웃음도 난다.
그래서 이 책은 혼자 있을때 봐야만 한다.
작가가 젊다. 그래서 문체가 익숙하면서도, 새삼스럽다.
작가의 다른책이 보고싶어졌다. 그리고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P.7
열일곱은 부모가 되기에 적당한 나이인가 그렇지 않은가.
서른넷은 자식을 잃기에 적당한 나이인가 그렇지 않은가.
아버지가 묻는다.
다시 태어난다면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나는 큰 소리로 답한다.
아버지, 나는 아버지가 되고 싶어요.
아버지가 묻는다.
더 나은 것이 많은데, 왜 당신이냐고.
나는 수줍어 조그맣게 말한다.
아버지, 나는 아버지로 태어나, 다시 나를 낳은 뒤
아버지의 마음을 알고 싶어요.
아버지가 운다.
이것은 가장 어린 부모와 가장 늙은 자식의 이야기다.
P.29
살면서 우리가 그토록 찾아헤매는 해답은 때로 전혀 엉뚱한 곳에서 모습을 드러내곤 하니까. 어느 때는 문제 자체가 정답과는 별 상관 없는 맥락에서 출제되기도 하니까 말이다.
P.79
'자식은 왜 아무리 늙어도 자식의 얼굴을 가질까?'
그러자 뜻밖에도 방금 전까지 쩔쩔맸던 문제의 실마리가 떠올랐다.
'사람들은 왜 아이를 낳을까?'
나는 그 찰나의 햇살이 내게서 급히 떠나가지 않도록 다급하게 자판을 두드렸다.
'자기가 기억하지 못하는 생을 다시 살고 싶어서.'
P.96
고작 열일곱살밖에 안 먹었지만, 내가 이만큼 살면서 깨달은 게 하나 있다면, 세상에 육체적인 고통만큼 철저하게 독자적인 것도 없다는 거였다. 그것은 누군가 이해할 수 있는 것도, 누구와 나눠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몸도다 마음이 더 아프다.'는 말을 잘 믿지 않는 편이다. 적어도 마음이 아프려면, 살아 있어야 하니까.
P.143
"누군가가 다른 사람을 사랑할 때, 그 사랑을 알아보는 기준이 있어요."
어머니의 두 눈은 퉁퉁 부어 있었다.
"그건 그 사람이 도망치려 한다는 거예요."
"............."
"엄마, 나는.... 엄마가 나한테서 도망치려 했다는 걸 알아서, 그 사랑이 진짜인 걸 알아요."
P.251
그리고 그때서야 나는 편지를 쓰는 일보단 답장을 기다리는 일이 훨씬 더 힘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발신은 혼자 할 수 있는 거지만, 수신은 그렇지가 못했다.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적어도 그렇게 둘 이상이 있어야 하고, 받는 사람이 최소한 자기가 무얼 받았는지 알아차려야만 가능한 일이 바로 '소통'이었다. 가만히 있었으면 아무 일도 안 생겼을 것을, 말 그대로 내가 뭔가 '했기'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것도 손이나 발이 아니라 '마음'을 사용해서 한 일.. 그게 또 '마음'이라, 처방할 약으로는 상대의 '마음'만한 것이 없는....
P.328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부는 것은 나무들이 제일 잘 안다. 먼저 알고 가지로 손을 흔들면 안도하고 계절이 뒤따라온다. 봄이 되고 싶은 봄. 여름이 하고 싶은 여름. 가을 혹은 겨울도 마찬가지다. 바람이 '봄'하기로 마음먹으면 나머지는 나무가 알아서 한다. 자연은 해마다 같은 문제지를 받고, 정답을 모르면서 정답을 쓴다. 계절을 계절이게 하는 건 바람의 가장 좋은 습관 중 하나다.
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2011.
책, 연애시대 -노자와 히사시 :: 2011/12/15 18:15

참 잘어울리는 커플이었고, 조연들의 연기도 다 좋았고,
OST도 좋았고, 그냥 다 좋아하는 드라마 중에 하나다.
오랜만에 드라마를 다시 보고, 그리고 그 여운이 가시기 전에 책을 들었다.
근데,, 원작보다 드라마가 더 좋은 작품중에 하나였네- 싶다. (물론 내게는...)
그리고 두 배우가 미묘한 감정선들을 잘 표현했구나 싶다.
읽으면서,
나의 연애시대도,, 이제 저물어 가는 것인가? 하는 아쉬운 마음이 스멀스멀-
그나저나, 작가는 이렇게 괜찮은 작품을 써놓고, 왜 그렇게 생을 마감했을까?
아쉽게시리..
1편.
P.203
남자든 여자든 여간해서는 성장하지 않아. 한 사람 한 사람은 성인이어도, 같이 있으면 왜 그런지 어린애 같아져.
P.283
연애라는 건 좀 이기적인 거야. 제삼자의 행복을 바라고 당장 눈앞의 상대와 올린 결혼이 10년이든 15년이든 행복하게 지속될 수 있다니, 그건 네가 연애를 너무 쉽게 보는 거야.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과 눈앞의 상대를 위해 행복해지고 싶다는 이기적인 감정이 아니면 결혼은 오래 지속할 수 없어. 세월이 제 아무리 여과시켜도 변하지 않을 한 점의 이기심을 관철시키는 일이 필요해. '너를 행복하게 해줄게.'라는 말 뒤에 '내가 행복해지지 않으면 너도 행복해질 수 없다.'는 신념이 따르지 않으면 같은 상대와 반평생을 함께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2편.
P.134
인간이란 어째서 스스로 상처 입을 만큼 실패하지 않으면, 상대방에 대해 너그러워지지 못하는 걸까? 인간은 정작 너그러워져야 될 시기를 항상 놓치고 만다니까.
P.135
붉은 실이 진작부터 한 쌍의 남녀를 이어주고 있다잖아. 나는 어떤 남자와 붉은 실로 이어져 있으며, 언제쯤 그 상대를 끌어당길 수 있을까? 리이치로와 결혼했을 때는 이 사람의 새끼손가락에 나의 실이 연결되어 있다고 믿었다. 이혼선고서를 주고받았을 때도, 헤어진 후 그의 주변에 여자들이 맴돌았을 때도, 최근의 예를 들면 가스미가 나타났을 때도 우리 두 사람 사이의 실은 끊어진 게 아니라 여전히 손가락과 손가락을 잇고 있다고 생각했으니 신기한 노릇이다.
그것은 사실 함께 살기 위한 실이 아니라, 멀리서 서로를 지켜보기 위한 실이었을 텐데. 결국 붉은 색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얘기다.
P.324
엄마는 있지, 행복이라는 건 계속 졸린 게 아닐까 하고 요즘에 와서 생각해. 평범한 슬픔이며 괴로움을 담고 살아가는 특별할 것 없는 생활.
솔직히 말하면, 이런 정도의 행복을 갖고 싶어서 아빠와 엄마는 그렇게 멀리 돌아온 건가 하고 기막힐 때도 있어. 연애시절이 멀리 가 버렸다는 것에 한숨이 절로 나올 때도 있고. 그래도 말이지, 졸립다는 건 엄마의 지금 인생에서 무척 소중한 것이라고 느껴진단다.
연애시대1,2
노자와 히사시. 2006.
책, 레벌루션 No.0 -가네시로 가즈키 :: 2011/10/22 02:00

자주 작품을 내주면 좋으련만..
게다가, 두께마저 얇다;ㅁ;
어쨌든!
더좀비스가 돌아왔다.
레벌루션 넘버제로는 더좀비스가 결성되기 직전의 내용으로, 건강한 히로시를 만날 수 있다.
난 더좀비스가 참 좋다.
그들의 찌질함이 좋고, 그 찌질함속의 진지함이 좋다.
고삐리들의 그 어수룩함도, 서로를 아끼는 그 마음이 참 좋다.
그런데 이제 정말 마지막이라니..
아쉽고 서운하다.
더좀비스는 어디선가, 여전히 찌질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즐겁게, 세상을 바꾸기위해 애쓰고 있겠지-
그동안 더좀비스를 만나 덕분에 나도 유쾌, 상쾌, 통쾌한 시간이었다.
안녕. 더좀비스!
P.43
"사람은 누구든 하늘의 선물을 받았어. 그렇다는 걸 일찌감치 깨닫고 사용하는 법을 익혀야지, 안 그러면 평생 진흙과 멍투성이로 살아가야 할걸."
P.58
선물을 받은 자와 받지 못한 자.
받지 못한 자의 코피 따위는 하잘것없다.
이 세계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거칠다.
P.71
어렸을 때부터 오랜 시간을 두고 세뇌된 '너는 공부를 못한다.'는 열등감과 죄의식이 더러운 술수에 이용되어 보다 깊게 뿌리를 내린다. 우리의 말이 그들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가능하지 않다.
P.102
참 슬픈 철학이다.
하지만, 아마도 그 말이 맞을 것이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잃어야 한다.
나는 지금, 코피를 흘려가며 그런 세상을 몸으로 배우고 있다.
P.114
안다.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는 것.
하지만 지금에 와서 물러설 수는 없다.
모두에게 불가능하다는 말은 할 수 없다.
우리는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이곳에서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P.125
두 손을 놓으면, 그대로 추락이다.
그러나 조금도 겁나지 않았다.
밑에는 모두가 있다.
나는 걸음을 한 번도 멈추지 않고 내려갔다.
발바닥이 지면을 살며시 밟았다.
태어나서 처음 자신의 무게를 제대로 느낀 듯한 기분이었다.
P.154
"지금 학교에 다니면서 깨달은 게 있어. 무슨 잘못이 있는데, 그걸 사람들이 마치 당연한 일인 것처럼 여긴다고 해서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는 거야. 잘못이라고 분명하게 말하거나, 잘못을 인식시키기 위해 행동하는 인간이 필요해. 나는 그 때문에 지금 학교에 있고 싶어."
P.161
노구치는 여전히 우리의 바통을 쥐고 있다.
그것을 우리에게 다시 건네기 위해, 어떤 수단을 쓰든 도망쳐 나올 것이다.
아무튼, 노구치가 홀연히 돌아오는 그날까지 우리는 노구치에 대한 얘기를 계속하기로 했다.
노구치만은 '없었던 일'로 하게 할 수 없었다.
절대로.
P.168
따분한 것은 세상의 책임이 아니다. 나태한 우리가 만들어내는 세상이 따분할 뿐이다.
그러니까,
눈을 부릅떠라. 귀를 기울여라. 감각을 갈고 닦아라. 그리고 준비를 게을리 하지 마라. 경이로운 질주를 보여주기 위해 몸을 가뿐히 하라. 누군가가 멋대로 정한 편차지. 그들에게 이식된 열등감. 진부한 상식. 과거의 하찮은 영광. 흔해빠진 미래를 약속하는 보험. 모든 것을 내던져라. 리셋 버튼을 계속 눌러라. 몇 번이든 제로로 돌아가라.
"너희들, 세상을 바꿔 보고 싶지 않나?"
레벌루션 No.0
가네시로 가즈키. 2011.
책, 닥치고 정치 -김어준 :: 2011/10/21 00:07

그리고 요즘 즐겨듣는 나꼼수의 진행자.
김어준의 신간이 나왔다.
출간되기전에 예약하고,
받자마자 보지는 못하고 이제서야 본 이 책.
읽고있노라면 김어준의 목소리가 자동음성지원된다.
정치에 아예 관심이 없는건 아니었지만,
뇌가 청순하신, 게다가 꼼꼼하기까지하신 그분덕분에,
좀 더 관심이 많아지고, 생각도 많아졌다.
욕하는 걸 참 좋아하지 않는다.
애지간하면 욕하지 않는 선에서 말하는 사람이 좋다.
그럼에도, 이사람이 욕하는건, 왜 웃음이 날까. 왜 뻥~하고 뭔가 뚫리는 기분이 드는걸까.
나꼼수를 들어보면, 네사람의 말투는 장난스럽고, 시시껄렁한 얘기를 할 것 같은 분위기지만, 듣고있으면 그들의 진심을 느낄수있다.
개구지게 말한다고 진실이 거짓이 되는게 아니듯이, 그들은 대중이 알아듣기 쉽게, 대중의 말투로 얘기를 하고있다.
지식인들이 하는 말을 듣고 있노라면, 왠지 어렵고, 뭔가 기죽는 기분이 드는데,
이들이 깔깔대며 얘기하는건, 친근하면서 부담스럽지않다.
뭔가, 이사람들. 목숨내놓고 방송하는사람들 같다.
일주일에 한편, 감질난다.
나꼼수를 열심히 듣고있다면, 굳이, 꼭 이 책을 읽지 않아도 될 것 같긴하다.
나꼼수의 인쇄본같은 느낌?
그래도, 왠지 이사람에게 인세를 조금이라도 보태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사서 보길.
그리고, 일단.
닥치고 투표부터-
P.125
원래 권력의 진짜 힘은 누군가를 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충분히 칠 만한 정보를 가지고도 치지 않는 데 있는 거거든.
P.171
나는 문재인이 노무현보다 훨씬 더 원칙주의자라고 생각해. 청와대 시절 부인 백화점 출입도 못하게 한 사람이야. 괜히 노무현이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니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라고 한 게 아니라고.
P.205
서울역에서 기차 타고 평양 거쳐 모스크바 지나 파리까지 가는 상상에 단절이 없어야 해. 고삐리들이 여름방학이면 대륙 횡단을 꿈꿀 수 있어야 해. 그게 갇힌 땅이어서 생길 수 밖에 없는 폐쇄적인 한국병을 치유하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그게 통일이 가져다줄 가장 큰보상이라고 봐.
P.221
신자유주의가 나쁘다는 건 나 역시 천만 번 동의하는데, 상대는 못 알아먹는데 어떻게 메세지냐고. 혼잣말이지. 정치를 혼잣말로 하면 어떡해.
p.235
그렇게 욕망이 이념 행세하며 보신이 신념 구실하고 반복이 마치 철학이라도 되는 줄 아는 자들이 스스로 보수라 자처해온 게 우리네 형편이야. 보수라서 문제가 아니라 보수 아닌 자들이 보수 노릇 해온 게 문제였다고.
P.259
정치를 이해하지 못하면 내 생활의 스트레스, 그 근본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됐어. 그러니까 투표는 사실 민주주의를 위한 게 아니야. 그런 건 교과서에 있는 이야기야. 투표는 내 스트레스의 근원을 줄이려는 노력이다. 그게 줄어야 내가 행복해지니까.
P.301
뉴스의 진짜 힘은 뭔가를 다루는 데 있는 게 아니라, 다뤄야 마땅한 뉴스를 다루지 않는 데 있는 거거든. 다루지 않으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거라고. 그런게 진짜 권력이지.
P.304
난 지금 또 다른 방식으로 그게 가능한 물적 토대가 출현하고 있다는 걸, 나의 통섭적 직관으로 알아본다. 안 되면 할 수 없고.(웃음) 항상 이 자세가 중요해. 안 되면 할 수 없고.(웃음) 그래야 제대로 놀 수 있거든.
P.306
힘으로 때리면 약한 놈은 피해야 해. 그건 부끄러운 게 아니야. 피하고 뒤에서 씨바거리면 돼.(웃음) 그런데 밥줄 때문에 입을 다물면 스스로 자괴감 들어. 우울해져. 자존이 낮아져. 위축대. 외면하고 싶어. 그러니까 지금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건, 위로야. 쫄지마! 떠들어도 돼, 씨바. 그런 자세는 그 자체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된다. 위로를 주고 싶어.
P.308
이 찬스를 놓치면 안 돼. 이거 역사적 찬스야. 결핍이 거대한 만큼, 그 크기만큼 거대한 찬스야. 그런데 이런 역사적 찬스에 자기 손으로 그걸 놋하잖아, 그럼 시대가 그걸 강제한다. 시대에 떠내려간다. 그럼 죽는 거야. 잉여 되는 거야. 아, 그게 막 보여.(웃음) 이 거대한 흐름이 왜 안 보일까. 안타깝다.(웃음) 자신의 입장이나 처지나 이념이나 이런 거 그만 떠들고, 자기 존재다 걸고, 맞부딪쳐서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야 해. 그게 진짜 혁명의 자세야.
P.314
노무현 서거에 울지 않은 사람은,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진보라고 하든 상관없이, 이 바운더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울었어야 옳다는 게 아니야. 감수성이 다르단거지.
P.327
이념이 사람을 구하리라. 아니다. 이익이 나라를 구하리니. 아니다. 인간이 모두를 구해야 하는 시대다. 이념과 명분과 논리와 이익과 작전과 조직으로 무장한 정치인이 아니라,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보편 준칙을, 담담하게, 자기 없이, 평생 지켜온 사람이 필요하다. 시대정신의 육화가 필요하다.
닥치고 정치.
김어준. 2011.
책, 소란한 보통날 -에쿠니 가오리 :: 2011/04/18 11:33

오랜만에, 금세 읽은 에쿠니 가오리의 신간-
이번에는 가족 이야기다.
그녀가 늘 얘기하던 부류가 아니라 그런지, 조금은 붕 뜬 느낌? 이랄까.
그래도 변함없는 작가의 문체에 왠지 마음이 놓인다.
친구네 집에 놀러 가면, 늘 우리 집과 다른 것들을 발견한다.
일단, 집에 들어서는 순간, 나는 냄새가 있다.
수건이나 양말을 개는 방법이라던가, 집안에 있는 게시판이라던가.
그리고 가족들이 풍기는 분위기라던가.
다르기 때문에 신기하고, 또 다르기 때문에 재밌다.
미야자카가의 가족들 얘기 또한 그렇다.
아침식사에 대한 규칙이라던가, 크리스마스트리를 사러 가는 날이 있다던가, 선물을 줄 때는 반드시 주는 사람의 이름을 적는다든가, 엄마의 생일 때만 외식을 한다든가. 하는.
하루하루는 소란스럽다. 사건, 사고도 많다.
그래도 그들은 고요하고 덤덤하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감싸 안고 보듬어준다.
아무런 문제 없이 사는 가족이 없듯이, 그럼에도 화목한 가족이듯이.
우리 가족처럼 그렇게 말이다.
P.25
비 오는 날은 쓸쓸하다.
왜인지는 모른다. 아니, 나는 그것이 진짜 쓸쓸함인지조차 잘 모른다.
처음 시작은 막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였다. 수업 중이었다. 내 자리에서 비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는데, 갑자기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심장이 뚝 떨어져나간 듯한 느낌, 아랫도리가 텅 빈 것처럼 허전하고, 한없이 허무한 느낌.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표현은 ‘싸했다’ 였다.
비 오는 날이면 찾아오는 그 망막하고 미묘한 감각은 마음의 움직임이라기보다 신체적인 무엇―두 허벅지에 힘을 꽉 주지 않을 수 없는―이어서 나는 더욱 불안했다. 그 증상은 몇 년이나 계속되었다.
P.46
P.89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시간에 대해, 그 동안에 생기는 일과 생기지 않는 일에 대해, 갈 장소와 가지 않을 장소에 대해, 그리고 지금 있는 장소에 대해.
대개는 낮에 인생을 생각한다. 그것도 아주 날씨가 좋은 낮. 싸늘한 부엌에서. 전철 안에서. 교실에서. 아빠를 따라간 탓에 혼자서만 심심한 책방에서. 그런 때, 내게 인생은 비스코에 그려진 오동통한 남자애의 발그레한 얼굴처럼 미지의 세계이며 친근한 것이었다. 내 인생. 아빠 것도 엄마 것도 언니들 것도 아닌, 나만의 인생.
P.194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모두들 아주 어른스러워 보인다. 나이를 먹으면 먹는 만큼 어른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른이 되면 주변도 훨씬 질서정연해질 것이라고.
소란한 보통날.
에쿠니 가오리. 2011.
책, 11분 -파울로 코엘료 :: 2011/01/08 03:42

책을 볼 때는 진심으로 책에 빠져서 읽지만,
나중에 그 책에 대해 얘기를 하려고 하면, 머릿속에 있던 기억, 느낌이 사라지고 없다;
개선해야 할 부분이지만, 쉽지가 않네!
파울로 코엘료.
여기에 감상을 쓰는 건 11분이 처음인 듯-
사랑과 희망, 꿈에 대한 메세지가 담긴 그의 책은, 재미있다.
그의 신간이 나오면 관심을 두기는 하지만,
어느 순간 구매를 망설인다.
종교적인 냄새가 점점 짙어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꽤 크기 때문에.
어쩌면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를 보고 있는지도..!
브라질의 한 소녀, 마리아.
그녀는 늘 사랑을 갈구한다. 그리고 여러 번 사랑에 상처를 받고, 사랑에 체념한다.
사랑에는 서툴지만, 남자를 어떻게 이용하고 다뤄야 하는지 잘 알게 된 마리아.
그러던 그녀는 여행자금을 모아 일주일간 여행을 가고, 그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선택하게 된다.
스스로 딱 일 년만 창녀로의 삶을 살기로 한 그녀.
그곳에서 만난 운명의 남자와 사랑을 하고, 어쨌거나 해피엔딩-
미련이 남지만, 그래도 깨끗하게 딱 잘라내는 그녀의 결단력은 대단한 듯.
그리고 남자면서 이토록 여자의 심리를 잘 표현하는 작가도 대단하다.
야한 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니깐!
P.122
내가 지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고 있는 거야? 사랑한다면,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각자가 느끼는 것은 각자의 책임일 뿐, 그것을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나는 사랑했던 남자들을 잃었을 때 상처를 받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오늘, 나는 확신한다. 어느 누구도 타인을 소유하 수 없으므로 누가 누구를 잃을 수는 없다는 것을.
진정한 자유를 경험한다는 것은 이런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소유하지 않은 채 가지는 것.
P.159
열정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평화롭게 먹고, 자고, 일할 수 없다. 열정은 과거에 속하는 것들을 모두 파괴해버린다. 사람들이 열정을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P.183
누구나 사랑할 줄 안다. 그것은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사랑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하는 법을 다시 배우고 기억해내야 한다. 단 한사람의 예외도 없이 모두 지나간 감정들의 불길 속에서 활활 타오르고, 기쁨과 고통, 추락과 회복을 다시 살아내야 한다. 새로운 만남들 뒤에 존재하는 운명을 알아볼 수 있을 때까지.
P.198
인간 존재는 앎만을 추구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다. 땅을 경작하고, 비를 기다리고, 밀을 심고, 곡식을 거둬들이고, 밀가루를 반죽해 빵을 만들기 위해서도 태어난다.
P.262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쾌락의 추구가 아니라 중요한 모든 것에 대한 포기라는 사실만 알아둬요. 군인이 적을 죽이기 위해 전쟁터로 나간다고 생각하오? 아니, 그는 조국을 위해 죽으러 가는 거요. 아내가 남편에게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지 보여주고 싶어한다고 생각하오? 아니, 그녀는 그의 행복을 위해 자신이 얼마나 헌신적으로 고생하고 있는지 그가 알아주기를 바라오. 남편이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 직장에 나간다고 생각하오? 아니, 그는 가족의 행복을 위해 피땀을 바치는 거요. 자식들은 부도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또 부모는 자식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꿈을 포기하오. 아픔과 고통이, 오로지 기쁨만을 가져다주어야 마땅한 사랑의 증거가 되는 거요.
P.337
나는 그와 합류했다. 그것은 11분이 아니라 영원이었다. 마치 우리가 우리 몸에서 벗어나 기쁨, 이해, 그리고 깊은 우정 소에서 천국의 정원을 거니는 것 같았다.
11분.
파울로 코엘료. 2004.
2011 독서 list :: 2011/01/07 20:09
새해가 되었으니,
새롭게 시작하는 독서 리스트
새해에는 좀 더 많이 볼 수 있도록!
1. 11분 -파울로 코엘료
2. 이토록 사소한 멜랑꼴리 -김도언
3. 소란한 보통날 -에쿠니 가오리
4. 닥치고 정치 -김어준
5. 레벌루션 No.0 -가네시로 가즈키
6. 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7. 연애시대1,2 -노자와 히사시
8. 나는꼼수다 뒷담화 -김용민
9. 보이지 않는 -폴 오스터
10. 브레이킹던 -스테프니 메이어
책, 일곱번째 파도 -다니엘 글라타우어 :: 2010/11/19 20:13

이 책은 절대적으로 여성 취향의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달콤하고, 달달하다.
보는 내내 가슴 한쪽 편이 찌릿찌릿했다.
과연, 레오 같은 남자가 현실에 존재할까?
P.41
난 당신이 말하는 걸 보고 싶어요. 당신이 듣는 걸 보고 싶어요. 당신이 숨 쉬는 걸 보고 싶어요. 이렇게 오랜 시간 친밀감을 나누고, 희망과 절망을 오가고, 소통과 단절을 되풀이하고, 충족감과 허망함을 번갈아 맛보게 하던 가상현실을 벗어나 마침내, 그야말로 '마침'에 즈음하여 마침내 그 한 시간 동안 당신을 현실에서 보고 싶어요. 다른 건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요.
P.71
에미, 혹시 어젯밤 프로펠러기 타고 호흘라이트너가세 17번지 꼭대기 층을 지나가면서 사진 찍었어요? 그게 플래시가 아니라 그냥 천둥번개였나? 어쨌든 당신 생각이 나서 잠을 이룰 수 없었어요. 어떻게 지내요?
P.72
금방이라도 녹아내릴 듯 부드러운 손끝으로 삼십 초에 한 번씩 상상 속의 머리칼을 귀 뒤로 쓸어넘기는 그 에미를 생각해요. 사물들을 마침내 자기가 글로 묘사할 때처럼 날카롭고 명확하게 보고자 눈에서 베일을 벗겨내려는 듯이 흘러내리지도 않은 머리칼을 자꾸 쓸어넘기던 그 에미를요. 그리고 이 여자가 정말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 자꾸, 자꾸만 의문이 들어요.
P.79
있잖아요. 에미, 당신이 유일한 여자예요. 당신이......음....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운데....아무튼 유일한, 유일한 여자예요.
P.111
레오, 내가 더없이 불행할 거라고 넘겨짚지 말아요. 난 내 코르셋에 익숙해져 있어요. 그 코르셋은 나를 안정시키고 보호해주죠. 언젠가 질식하지 않도록 조심하기만 하면 돼요.
P.114
당신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냐고요? 그건 때에 따라 달라요. 나는 주로 당신을 머릿속에 품고 다녀요. 가끔은 그 아랫부분에 품고 다니기도 해요.
당신이 나에게 어떤 존재여야 하냐고요, 레오? 쓸데없는 질문이로군요. 당신이 나에게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 고민할 필요 없어요. 이미 어떤 존재로 자리 잡고 있으니까요.
P.160
5시간 뒤
Aw:
C
P.242
나는 당신에게 가장 좋은 길을 택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나 자신이 당신에게 가장 좋은 길일 수 있다는 생각은 미처 못 했어요. 유감이고 불행이에요. 기회를 놓쳤어요.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P.256
그러나 일곱번째 파도는 조심해야 해요. 일곱번째 파도는 예측할 수 없어요. 오랫동안 눈에 띄지 않게 단조로운 도움닫기를 함께 하면서 앞선 파도들에 자신을 맞추지요. 하지만 때로는 갑자기 밀려오기도 해요. 일곱번째 파도는 거림낌 없이, 천진하게, 반란을 일으키듯, 모든 것을 씻어내고 새로 만들어놓아요. 일곱번째 파도 사전에 '예전'이란 없어요. '지금'만 있을 뿐. 그리고 그뒤에는 모든 게 달라져요. 더 좋아질까요, 나빠질까요? 그건 그 파도에 휩쓸리는 사람, 그 파도에 온전히 몸을 맡길 용기를 가진 사람만이 판단할 수 있겠지요.
P.257
에미, 사실은 당신이 그립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P.261
무슨 말인지 아세요? 더는 가슴 두근거리지 않는, 복통 없는, 불안 없는, 떨림 없는, 희망 없는, 기대 없는, 기다림 없는, 그냥 친구 레오의 이메일. 메일을 받지 못해도 그것 때문에 세상이 무너지지 않는, 그런 상태를 원해요! 일주일이 멀다 하고 세상이 무너지는 거, 더는 바라지 않아요. 이해하세요?
P.294
터무니 엇고, 불손하고, 주제넘고, 그야말로 말도 안 되고, 세상 이치에 전혀 맞지 않고, 세상 물정 모르는 정신 나간 소리 같겠지만 상관없어요. 그래도 말할래요. 사실 나는 당신이 보고 싶었고, 당신과 얘기하고 싶었어요, 에미. 그래서 당신과 만날 약속을 했던 거고요. 당신과 단둘이.
P.301
이건 무슨 말이냐면, 나는 나 자신의 바람에 따라 행동 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나는 내 행복을 추구해요. 다행히, 혹은 불행히도. 글쎄, 모르겠어요. 당신은 사랑스러운 사람이에요, 레오! 당신은 정말 사랑스러운 사람이에요! 하지만 당신, 사랑을 받기만 할 수 있어요? 아니면 당신도 한 번쯤 사랑을 할 수 있을까요?
P.302
행복이 있을 만한 곳의 약도와 그걸 찾아내는 법이 담긴 안내서는 없어요. 누구나 자기 방식으로, 가장 빨리 발견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 곳에서 행복을 찾는거예요.
P.322
적어도 당신과 관련된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비밀은 당신과 둘이서만 공유하고 싶으니까요.
P.364
그리고 나를, 오직 나만을 감싸고 주위의 모든 것을 사라지게 만드는 당신의 그 눈빛, 누군가가 우리를 위해 심은 노란 가시금작화를 보는 그 눈빛, 우리를 위해 창조된 세상을 보는 그 눈빛, 그 눈빛을 제발, 제발, 제발 간직해주세요! 잠들기 전에 그 눈빛을 연습하고, 깨어나서 또 연습하고, 거울앞에서 또 연습하세요. 그 눈빛을 아끼세요.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그 눈빛을 보여주지 말고, 너무 꽉 죄거나 눈부신 햇빛에 내놓지 말고, 위험에 빠지지 않게 하고, 옮겨다닐 때 깨지지 않게 조심하세요. 그러다 우리가 다시 만날 때 그 눈빛을 풀어놓으세요!
일곱 번째 파도.
다니엘 글라타우어. 2009.